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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살 자영업자의 자리에서 고민하다
어느덧 마흔이라는 나이가 되었다. 20대와 30대를 거치며 나름대로 치열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했지만, 지금 내가 마주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매일 아침 눈을 떠 스마트스토어와 쿠팡 윙, 11번가, G마켓 등 여러오픈마켓의 주문 건수를 확인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각 플랫폼의 정산 주기는 다르고, 들어오는 주문 엑셀 파일은 양식이 저마다 달라 통합하는 것부터 진을 빼기 일쑤다. 여기에 롯데택배 ALPS 프로그램에 맞춰 송장을 일일이 입력하고 출력하다 보면 어느새 반나절이 훌쩍 지나간다.
최근 몇 년간 체감하는 경기는 그야말로 살얼음판이다. 물가는 오르고 소비자의 지갑은 닫히면서 매출은 예전만 못하고, 고정비는 버겁게 어깨를 짓누른다. 거대한 경제적 파고 앞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란 드넓은 바다에서 조각배를 저어가는 것만큼이나 무력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내가 이 나이에 잘하고 있는 것인가", "내년에는 또 어떻게 버텨야 할까"라는 불안감이 뼛속까지 스며드는 시기, 문득 내 삶을 지탱하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그 답을 찾기 위해 다시 집어 들은 책이 바로 제임스 클리어의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다.
사실 이 책은 성공학이나 자기계발서의 흔한 지침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마흔이라는 나이, 그리고 하루하루 생계를 책임지는 자영업자의 자리에서 읽어 내려간 이 책은 완전히 다른 결로 다가왔다. 거창한 목표나 웅장한 계획 대신 "1%의 아주 사소한 변화"를 강조하는 저자의 메시지는, 매일 반복되는 잡무와 지친 일상에 파묻힌 내게 뜻밖의 구원이 되었다.

내가 고민해야 하는 것과 결정해야 하는 것
우리는 흔히 인생을 바꾸려면 거대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올해는 매출을 두 배로 늘리겠다', '새로운 사업 아이템으로 대박을 터뜨리겠다' 같은 거창한 목표를 세우고 쉽게 지친다. 하지만 자영업을 하며 깨달은 것은, 사업의 성패나 삶의 질은 하루아침에 찾아오는 극적인 반전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매일 반복되는 지루하고 소소한 루틴들이 모여 거대한 결과를 만든다.
책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 중 하나는 "목표에 집중하지 말고 시스템에 집중하라"는 대목이다. 돌아보면 나는 그간 결과물에만 매달려 있었다. 매출 목표를 채우지 못하면 자책하고, 주문 처리가 밀리면 스트레스를 받으며 스스로를 갉아먹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중요한 것은 목표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목표에 이르는 시스템이었다. 매일 아침 반복되는 엑셀 업무와 택배 발송이라는 지겨운 반복 속에서, 나는 어떻게 하면 이 과정을 조금이라도 효율적으로 바꿀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불편한 수작업 과정을 개선하기 위해 작은 자동화 코드를 하나씩 짜보기 시작한 것이 그 시발점이었다. 처음에는 오타를 줄이려는 아주 사소한 시도였지만, 매일 1%씩 업무 시스템을 개선해 나가는 습관이 붙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몇 시간씩 걸리던 주문서 통합 및 송장 변환 작업이 단 몇 초 만에 끝나게 되었고, 확보한 시간만큼 고객 응대나 새로운 상품 소싱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삶의 시스템이 정돈되니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경기 침체라는 거대한 공포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단단한 바닥이 만들어졌다.
읽어야 하는 이유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은 우리에게 정체성을 바꾸라고 조언한다. 단순히 어떤 행동을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를 먼저 정의하고 그것을 작은 행동으로 증명하라는 것이다. 마흔이라는 나이는 완 완성된 성취의 시기가 아니라, 내가 어떤 태도로 남은 인생을 살아갈 것인지 매일 증명해 나가는 과정의 연속이다.
오늘도 내게 주어진 현실은 드라마틱하게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경기는 어렵고, 오픈마켓의 경쟁은 치열하며, 내일 아침에도 산더미 같은 주문 엑셀 파일을 마주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더 이상 두렵지 않다. 거창한 성공 신화 대신, 매일 아침 내가 쌓아 올리는 1%의 작은 개선과 습관들이 결국 내 삶과 사업을 지탱해 줄 가장 강력한 무기임을 믿기 때문이다.
삶이 버겁고 한계에 부딪혔다고 느낄 때, 거대한 파도를 원망하기보다 내 발밑의 작은 모래알 하나를 고쳐 잡는 마음을 가져보자.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은 그 사소하지만 위대한 시작을 묵묵히 응원해 주는 따뜻한 이정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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