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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인 월급쟁이의 삶을 뒤로하고 내 사업을 시작한 지 어느덧 시간이 흘렀지만, 매달 매출 장부를 열어볼 때마다 엄습하는 불안감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내가 이 길을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가', '내일 당장 주문이 끊기면 어쩌나' 하는 막연한 두려움 속에서 하루를 버텨내던 중 고명환 작가의 《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를 집어 들었다. 이 책은 단순히 고전을 인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40대라는 인생의 무게를 짊어진 자영업자에게 "너는 지금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채우고 있는가"라며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영세 자영업자의 흔들리는 일상 속에서, 고전이 건네준 가르침을 바탕으로 내 삶을 되돌아본 기록을 세 가지 소주제로 풀어본다.

1. 불안에 잠식당한 일상, 고전 속에서 '지금 이 순간'의 가치를 배우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포털 사이트의 알고리즘 변화와 경쟁 업체의 가격 인하 소식부터 확인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고정비는 매달 빠져나가는데 매출은 날씨와 경기에 따라 롤러코스터를 타듯 널을 뛴다. 월급받던 시절에는 몰랐던, 내 손으로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자영업자의 이 지독한 불안감은 늘 미래를 향해 가 있었다. "다음 달 월세는 어떻게 내지?", "이러다 망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현재를 지배했다.
하지만 책에서 만난 니체의 철학, 특히 '아모르 파티(Amor Fati, 운명을 사랑하라)'와 영원회귀의 개념은 내 뒤통수를 세게 내려치는 듯했다. 니체는 지금 이 순간이 영원히 반복된다면, 과연 나는 이 초조하고 불안한 순간을 기꺼이 다시 살아갈 수 있겠냐고 묻는다. 이 구절을 마주한 순간, 나는 부끄러워졌다. 불안하다는 핑계로 오늘 하루 내 매장에 찾아온 고객에게 진심을 다했는지, 내 일에 온전히 몰입했는지 되돌아보게 된 것이다.
자영업자의 삶은 예측 불가능성의 연속이지만, 미래의 불확실성에 짓눌려 현재라는 유일한 실체를 허투루 흘려보내서는 안 된다. 고전은 내게 말하고 있었다. 불안해하는 대신, 오늘 내 손에 주어진 이 일과 이 공간을 온전히 사랑하라고.
2. 남의 기준이 아닌 나의 보폭으로 걷는 삶
우리는 사회가 정해놓은 성공의 궤도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믿으며 살아왔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 대기업에 취업하고, 매달 정해진 날짜에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월급을 받으며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는 것. 그 궤도를 이탈해 자영업의 거친 바다에 뛰어든 순간부터, 나는 주변의 보이지 않는 시선과 끊임없이 싸워야 했다. "명함 달린 직장 다닐 때가 좋았지"라는 주변의 뼈 아픈 농담이나, 친구들의 안정적인 승진 소식 앞에서 불쑥 찾아오는 열등감은 나를 지치게 만들었다.
작가 고명환은 고전을 통해 타인의 기준이 아닌 오직 '나 자신'의 기준으로 삶의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논어 속 공자의 가르침 역시 이와 맥을 같이한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화내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군자가 아니겠는가. 나는 그동안 매출이라는 숫자와 남들의 시선이라는 저울에 나를 올려놓고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었다.
월급쟁이 시절에는 회사가 정해준 목표를 향해 달렸지만, 이제 나는 온전히 내 사업의 항로를 직접 개척해야 하는 선장이다. 남들이 보기엔 불안정하고 초라해 보일지라도, 내가 세운 기준에 따라 오늘 하루 성실하게 내 비즈니스의 밑거름을 쌓아가고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비교하는 순간 불행이 시작된다는 진리를, 매일 아침 가게 셔터를 올리며 다시금 되새긴다.
3. 멈추지 않는 성실함, 매일의 작은 습관이 만드는 구원
영세 자영업자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단한 한 방이 필요하다고 믿었다. 바이럴 마케팅이 터지거나, 트렌드에 맞는 아이템이 대박이 나거나 해야 이 불안한 사각지대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 여겼다. 그러나 책을 읽으며 깨달은 것은, 삶을 바꾸는 것은 거대한 변화가 아니라 매일 반복하는 작고 사소한 행동들의 누적이라는 점이다.
장자의 사상이나 고전 속 현인들의 지혜는 공통적으로 '기초를 다지는 힘'과 '흐름에 순응하되 멈추지 않는 태도'를 이야기한다. 자영업의 현장에서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경기 침체도, 플랫폼의 정책 변화도 내 마음대로 바꿀 수 없다. 내가 오직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아침에 가게를 정시에 열고, 고객의 상품을 꼼꼼하게 검수하고, CS 문의에 친절하게 답하는 '매일의 루틴'뿐이다.
불안감에 잠식되어 손을 놓고 있던 시간들을 반성하며, 나는 다시 책상 앞에 앉아 내가 매일 해야 할 일의 목록을 작성했다. 비록 당장 내일의 매출이 보장되지 않는다 할지라도, 오늘 하루 내가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해내는 것. 그것만이 이 거친 자영업의 바다에서 나를 지켜주는 유일한 방패이자, 고전이 내게 알려준 마땅히 살아야 할 삶의 태도였다.
맺음말
40대의 자영업자로 산다는 것은 매일 눈을 감을 때까지 줄타기를 하는 것과 같다. 《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는 그 흔들리는 줄 위에서 허우적대던 내 손을 잡아준 든든한 안내서였다. 고전은 번지르르한 위로를 건네지 않는다. 대신 차가운 현실 속에서도 단단하게 뿌리를 내리는 법, 그리고 매 순간을 깨어있는 정신으로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준다. 오늘도 나는 불안을 품은 채 가게 문을 열지만, 어제보다 조금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나만의 보폭을 내딛는다. 내 삶의 주인은 오직 나 자신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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